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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에 신라스테이 구로점을 혼자 예약하고 다녀왔다.

회사생활로 인해 지쳐가던 와중, 동료의 권고사직을겪고 더욱 힘들어하는 나에게 서로이웃인 분이 여행을 적극 추천한다는 장문의 댓글을 써주셔서 한번 갔다와야겠다는 생각과 내가 부자가 되면 어떻게 살 것인지 미리 체험해보기 위해 바로 예매를 진행했다.

 

내가 갔던 날이 빼빼로 데이라서 호텔 가격이 굉장히 비싸서 가지 말까 고민도 했었는데, 내가 부자라면 고민하지 않을 것 같아서 예매했다.

 

친절한 데스크 직원분의 안내를 받아서 배정받은 방은 6층에 자리하고 있었고, 창문을 열면 건너편에는 자이 아파트가 보이고, 아래에는 도로가 보였다.

 

소음이 많아서 시끄럽다는 댓글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외롭지 않게 해주는 따뜻한 음향으로 들려왔다.

 

체크인 후, 나는 근처 빵집에 들러서 힘차게 인사한 뒤, 커피와 빵을 주문해서 방으로 들어와서 씻었다.

씻고나서 호텔에 오기 전 주문해서 가져온 책을 읽으면서 빵과 커피를 먹었다.

 

내가 읽은 책은 “박세니 작가”의 ‘멘탈을 바꿔야 인생이 바뀐다’라는 책이었고, 평소 내 멘탈은 약한 편인걸 인지하고 있어서 제목에 이끌려서 산 책이다.

내용은 정말 좋았고, 내가 읽은 책 중에서 단연코 1등으로 뽑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잘 정리한 부분도 있고, 나의 생각을 깨뜨리는 문장들이 꽤 많았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 월급을 받으면 박세니 작가의 쎈멘탈이라는 오프라인 교육을 받고 싶다. 박세니 작가의 다른 책들도 알라딘에서 주문 후에 침대에 누웠다.

 

책을 읽고 난 후 생각에 깊이 잠겨서 내 생각의 꼬리의 꼬리를 무는 시간을 가졌고 1시간 정도 지난 후 배고픔이 몰려와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휴대폰을 찾은 뒤 배달의 민족을 켰다.

 

평소 배달의 민족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지만, 그 날은 플렉스를 하고 싶은 마음에 켜서 주문을 했다.

보통 배달은 2인분 기준으로 오는 것 같아서 1인분 주문을 했고, 놀랍게도 이 시장을 겨냥한 1인분만 파는 가게가 존재했다.

요즈음에는 다들 혼자 살아서 인구 수는 줄었지만, 가구 수는 늘어났다는 통계는 보았는데, 이런 시장을 발견해서 1인분만을 위한 가게를 내다니, 대단한 사장님이었다.

리뷰를 보니 맛도 괜찮은 것 같아서 주문을 했고, 술은 마시고 싶지 않아서 근처 Gs에서 사이다랑 블랙보리를 사왔다.

 

밥을 먹은 뒤에 창문을 바라보니 도로에는 퇴근하는 차들로 붐비고 있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도 저기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참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또, 그 날 따라 내 눈에는 하늘에 떠있는 보름달이 계속 내 눈에 밟혔다.

 

그 날은 평소랑 다른 “나”의 모습이 나온 것인지 어렸을 때부터 그림 잘 못그린다는 소리를 듣던 내가 호텔에 비치된 종이와 펜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1시간 쯔음 지났을까? 나는 하늘을 다 그리고 뿌듯한 마음으로 침대에 다시 누웠다.

 

나의 인생 영화인 세얼간이를 다시 볼까 하다가 리얼스틸이라는 영화가 눈에 밟혀서 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 봤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보니 참 잘 만든 영화구나 이 영화를 만든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나에게로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영화를 본 뒤 잠에 들고 아침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들린 빵집에 들러서 힘차게 인사하고 다시 커피와 빵을 주문했고, 호텔에 들어와서 빵과 커피를 먹으며 창 밖을 바라보았다.

주말에 사람들은 어제 봤던 사람들과 속도가 달랐다.

 

조금 더 느긋한 발걸음, 차들도 어제 본 모습보다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다.

평화로워 보이는 모습에 나 또한 평화로운 마음으로 빵과 커피를 먹었고, 슬슬 퇴실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코트를 입고 한껏 꾸미고 갔었는데, 다음에는 운동화랑 슬리퍼를 구비해서 피트니스실도 이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크아웃을 하러 나갔는데, 나 빼고 다 커플이어서 외롭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커플이어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도 있지만, 혼자여서 느낄 수 있는 감정도 있기 마련이다.

 

물론 부럽긴 했다.

 

다음에는 바다가 보이는 또는 산이 보이는 호텔에서 묵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도시를 바라보며 느끼는 생각과 자연을 바라보며 느끼는 생각은 또 다를 것이라는 나의 마음이 담긴 소망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면 여건이 된다면 혼자서 호텔을 갔다오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오히려 그 곳에서 많은 위안과 앞으로 나아갈 힘을 받고 왔으니 말이다.

 

빼먹은 말이 있는데, 빼빼로는 받지 못해서 내가 직접 아몬드 빼빼로를 나에게 선물해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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