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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 전, 나에게 개발을 알려달라고 친구가 찾아왔다. 나는 회사 업무로도 바쁘겠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라도 도와주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에게는 비전공자 고졸 신분으로 취업한 경험이 있었기에(나는 운이 좋았다.) 같은 처지인 친구를 도와주고 싶었다.

 

기초적인 강의를 해준 뒤, 매주 주말마다 만나서 강의 및 과제 점검 공부해야할 방향 점검등을 하기로 했다.

첫 2주정도는 기초적인 개념을 한번 정도 알려주고, 몇가지의 과제를 내주었다.

조금 미흡한 점이 있었지만, 그래도 잘 따라와주어서 기뻤다.

 

개발 지식을 배우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구현해봐야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사이트를 따라서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고 2주의 기간을 주었다.

다 따라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기에, 몇가지 기능들은 빼고,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형태들만 따라하는 것으로 합의를 본뒤 2주 뒤에 확인하기로 했다.

 

2주 동안 진척도를 전달받을 때 80% 정도 등 대부분 개발을 완료했다는 메시지를 받고 나는 안심했다.

2주 뒤 만나서 결과를 보니 10%정도를 했다.

 

나는 거짓말에 심하게 실망을 했고, 화가 나기도 했다.

지금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한뒤 1주일의 시간을 더주었다.

1주일 뒤 나는 그간 강의를 준비를 하고 주말이 되어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만나기 1시간 전, 오늘은 못만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누구나에게 주말이라는 시간은 소중하다. 나는 평일에도 주말에도 그 친구를 위해서 시간을 어느정도 할당하고 있었는데, 이런 메시지를 받으니 갑자기 무기력해지면서 배신을 당한 느낌에 화가나기 시작했다.

 

나는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우선 먼저 믿고 시작하는 타입이다

내가 먼저 믿어줘야 그 사람도 나를 믿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사람은 절대 믿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등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라고 넘겼다.

 

나에게 이런 상황이 오니까 나의 신념이 조금은 흔들리려고 한다.

사람은 믿어야하는 것일까? 사람에게 기대를 해도 되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 잠도 설쳤다.

내가 이렇게 실망한 이유는 그 사람에게 기대를 했기 때문이었고, 그 사람을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점점 사람들을 안믿기 시작한 것일까? 주변 사람들도 이미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믿음과 기대가 사라진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실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나도 기대하는 것이 내 욕심이고, 믿어주는 것이 내 욕심이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

 

친구는 현재 시간은 많이 쏟지만, 집중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집중 시간이 1시간도 되지 않았었다. 그렇기 때문에 과제를 하다가도 딴 생각을 하고 다른 곳에 집중을 뺏겨서 작업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나를 실망시키기 싫어서 거짓말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다시 시간을 주었고, 1주일 뒤 보자고 했다.

 

이번 주에 만나서 확인을 해보니 작업은 어느 정도 완성은 되어있었지만, 코드를 보니 본인이 짠 코드가 아니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내가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발을 하지 않았고, 다른 부분을 개발을 해왔다.

이건 내가 지시한 부분이 아닌데 왜 개발을 했는지 물어봤더니 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지시한 부분이 아니니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것은 맞는데, 왜 내가 지시한 부분은 안했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다른 것들을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못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건 더이상 문제를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다. 회사에 가게 되면 불면증이 자동으로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 가서 지시한 업무를 안하고 다른 업무를 해오는 것은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는 것인데

열심히 노력해서 회사에 취직 후 2달정도 뒤에 해고를 당할 것이 뻔했다.

 

나는 이 친구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나의 욕심이었다는 생각을 한 뒤, 나의 기대하는 수치를 낮추었다.

 

지금은 하루에 1시간, 운동 30분 이것을 마지노선으로 하기 싫은 날에도 1시간 공부, 30분 운동은 꼭해야한다고 말했고, 친구도 이것에 동의를 했다.

이것을 점진적으로 늘려서 나중에 하루에 8시간 이상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운동도 1시간은 꾸준히 하도록 할 것이다.(안되면 말고..라는 마음이 추가되었다.)

 

예전이었다면, 안된다면 되게하게끔 도와주려고 했겠지만, 이제는 그냥 저것을 못하면 그냥 포기하려고 한다... 조금은 슬픈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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